지은이 : 권지성, 배덕만 외 12명 | 출판사 : 삼인 | 발행일 : 2020.6.25 | 페이지수 : 312

책소개

혐오의 늪에 빠진 한국 교회, 어디서 길을 찾을 것인가
‘혐오’는 이즈음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화두 가운데 하나다.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것 같아도 실은 모든 부면과 층위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고 제삼자인 누군가에 대한 증오, 혐오, 조롱, 멸시의 언어와 행동으로 들끓고 있는 사회가 한국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의 화두인 ‘혐오’는 단순히 타인을 감정적으로 미워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 차원을 넘어, 특정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 언어, 행동으로서의 혐오가 지금 문제되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다수, 강자, 주류라고 생각하는 개인과 집단이 소수자, 약자, 비주류라고 여겨지는 존재들에게 가하는 폭력이다. 이 책에 실린 배덕만 목사의 「혐오와 한국 교회, 그리고 근본주의」는 혐오라는 주제의 이러한 전반적 맥락을 자세히 짚어주는 글이다.

이 책 [혐오와 한국 교회] 작업에 참여한 다른 필자들이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배덕만 목사가 인식하는 바와 같은 의미의 혐오다. 기실 ‘혐오’가 ‘교회’와 어울려 있다는 점은 더없이 기이한 모순처럼 보인다. 교회가 대변하는 기독교야말로 ‘사랑의 종교’를 표방해온 종교이고, 사랑과 혐오만큼 대극에 있는 짝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모순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종교를 자임하는 기독교, 특히 개신교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혐오, 특히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판단이다. 지은이들이 보기에 개신교 교회가 혐오하는 대상은 공산주의?사회주의, 북한, 국내의 좌파에서부터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슬람교도, 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한국 개신교 교회는 어찌하여 이들에 대한 혐오의 생산기지이자 첨병 역할을 하게 되었을까? 교회 또는 개신교인들이 실천하는 혐오의 양상은 구체적으로 어떠하며 무슨 결과를 낳고 있는가? 한국 개신교는 어떻게 해야 혐오로 만연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책에서 지은이들이 던지는 핵심적 질문들이다.

목차

책머리에 17

Ⅰ 철학적ㆍ신학적 시각
ㆍ혐오의 논리와 일인칭 시점: 동일성 지향을 바라보는 시선들 김남호
ㆍ내 양 떼를 지키는 개 중에도 둘 만하지 못한 자들 권지성
ㆍ혐오의 장소에서 만난 뜻밖의 환대 신숙구

Ⅱ 역사적ㆍ문화적 시각
ㆍ모두에게 파괴였던 시간의 바깥 -‘제주4.3사건’의 신학적 비망록 김진호
ㆍ한국 기독교: 시민 종교와 정치 종교 사이에서 최종원
ㆍ혐오와 한국 교회, 그리고 근본주의 배덕만
ㆍ무엇을 위한 낙태 반대 운동인가? 이욱종

Ⅲ 실천적 시각
ㆍ학력ㆍ학벌주의와 한국 교회 오제홍
ㆍ혐오와 차별의 공간, 그리고 예수 김승환
ㆍ‘맘충’ 혐오의 후기-근대적 의미 백소영
ㆍ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의 반대편에서 만나는 낯선 하느님 민김종훈/자캐오
ㆍ아랍 난민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자세 -혐오와 차별을 넘어 포용과 환대로 한동희
ㆍ교회 안에서의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 김홍덕
ㆍ어머니의 죽음, 어머니의 부활
-세월호 혐오 정서와 기독교의 자기 혐오, 그리고 비체非體/卑體 조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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