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이끌어가는 신학 사상은 무엇인가? 한국교회를 바르게 세우기 위한 목회자들과 일반 성도들의 신학은 무엇인가? 한 교회의 신학이 건전하지 못하면 그 교회는 결국 무참하게 무너지고 말 것이다. 건전한 복음주의 전통 교회들이 이단을 경계하는 이유가 그 신학의 불건전성(不健全性)과 거짓됨으로 인한 폐해(弊害)를 미리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교회를 위하여 헌신하며 건전한 교회를 세워나가려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에게 바른 신학의 필요는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할 중요한 요소이다.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올바른 신학에 기초한 교회를 세워나가지 못할 때, 교회는 유행의 물결을 따라 표류하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이 신학을 배우는 것은 안수 받은 목회자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대부분의 건전한 신학대학교에서 일반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신학 과목들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세워나가는데 필요한 내용들이다. 목회자가 되기 전에 신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적용하기만 해도 건전한 교회를 세우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신학대학교를 졸업한 목회자들이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을 버리고, 대부분 자신의 실정에 맞는 대안적 신학(?)을 선택하여 실제 목회에 적용한다는 사실이다. 신학을 배우는 것은 목회자가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 배운 이론적인 신학 내용이 교회의 현장에서 결실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출발점이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는 교회의 성장이라는 현실적 주제가 걸림돌로 놓여있다. 신학대학교에서 배운 여러 가지 신학 지식이 현실교회의 성장이라는 문제와 결부되었을 때 전혀 무용지물(無用之物)처럼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결국 목회자들은 ‘꿩 잡는 게 매’라는 천박한 사실을 교회 성장에 적용하기 위하여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기 시작하면서 신학대학교에서 배운 신학을 물거품처럼 여기고 지워버린다.

하지만 건전한 신학의 토대 위에 세워지지 않은 교회는 겉으로는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비만(肥滿)의 여러 가지 증상을 내포하는 기형적인 교회로 여러 병적 증후군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교회는 더 이상 신구약성서가 말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이 아니라, 괴물처럼 둔갑하여 겉으로는 교회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신구약성서에 근거한 올바른 신학이란 교회 안에서 성도들과 목회자 모두에게 객관적으로 이해되어질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 신학은 교회 안에서 실제적으로 실천 가능성의 폭이 넓어 교회의 다양한 상황에 적절히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한 교회 목회자의 목회 방침이 올바른 신학적 기반 위에 세워졌는지, 객관성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실천 가능성의 폭이 얼마나 되는지는 바른 교회를 세우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새로운 교회성장 운동의 온실처럼 보일 때가 많다. 수많은 교회 성장운동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형태의 세미나 및 특강, 등이 시대의 조류를 따라 흘러가는 유행의 물결처럼 한국교회를 지나갔고, 지금도 지나가고 있다. 특히 북미 대륙에서 일어난 교회성장 운동들이 아무런 신학적 여과(濾過) 과정 없이 한국교회에 그대로 직수입되고 있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성장을 위한 강의와 세미나 등에 몰려든다. 이런 현상이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는 원인은 바른 신학에 근거한 목회자의 건전한 목회 철학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바른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올바른 신학 교육이 필요하다. 만일 목회자들이 신학을 배웠지만 교회 성장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한번 빠지면 헤쳐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 것과 같다. 교회 성장이 목회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잣대가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흔들리지 않을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 철학이 모든 부분을 압도하는 현실에서 교회가 자신의 길을 잃어버리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현실 사회 속에서 경제력은 실제적인 힘을 과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교회에서 쉽게 발견된다. 교회가 성장하여 교인수가 많아지면 그것을 바탕으로 힘을 과시할 수 있고 교회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기에 적지 않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자신도 모르게 물신숭배의 물결에 함께 떠내려가는 것이다. 하지만 건전한 신학 교육을 통해서 훈련 받은 목회자라면 교회 성장만이 지상 최대의 과제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교회 성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무리 그럴듯한 변명을 늘어놓아도 근본적으로 그들이 갖고 있는 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신학은 신자유주의 사상에 물든 교회 성장 제일주의이다. 그것은 이 세상이 현재 신자유주의 경제 철학 구조 속에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돈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쓰는 구조가 되었다. 올바른 신학이 없다면 세상에서 힘을 과시하는 신자유주의와 같은 사상에 빠져서 교회성장 운동이란 유행을 따라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기 쉽다. 한국 교회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올바른 신학의 토대를 새롭게 형성하기 위한 줄기찬 노력과 아울러 현재까지의 교회의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고, 교회 성장만이 지상최대의 과제가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조석민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