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 칼럼 #38 (2026.06.23)
이단을 정죄하는 핵심 기준에 대하여
권요셉 목사(더함공동체교회)
각 교단들이 이단을 정하는 권력을 남발하고 있다. 1차 니케아(325년), 1차 콘스탄티노플(381년), 에베소(431년), 칼케돈(451년), 2차 콘스탄티노플(553년), 3차 콘스탄티노플(681년), 2차 니케아(787년) 공의회에서 이단을 분별하는 기준을 정했다.
먼저, 이단을 정하는 기본 절차는,
1) 교회 안에 논쟁적 가르침이 등장한다.
2) 그 가르침이 성경, 세례신앙, 예배, 사도적 전승과 충돌하는지 검토한다.
3) 핵심 신앙을 압축한 문장, 즉 신조·정식을 만든다.
4) 그 정식을 부정하는 주장을 anathema, 즉 교회적 정죄 대상으로 선언한다.
5) 이후 교회 전체가 그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정통과 이단의 경계가 형성된다.
였다. 사실상, 이 절차는 교회들 전체의 공의회의 결정 과정이기 때문에 교단들이 다양하게 분리된 현대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각 교단에서 이단을 정할 때에는 이런 수준의 최소한의 기준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의회에서 이단을 정하는 핵심기준은 다음과 같다.
핵심 기준 1: 예수는 참 하나님인가?
핵심 기준 2: 성령은 참 하나님인가?
핵심 기준 3: 예수 그리스도는 한 분인가, 둘로 나뉘는가?
핵심 기준 4: 예수는 참 하나님이자 참 인간인가?
핵심 기준 5: 그리스도의 인성과 의지는 실제인가?
핵심 기준 6: 성육신은 물질세계와 예배 질서에 의미가 있는가?
이단(異端)이 끝이 다르다는 한자 풀이로 조금만 달라도 이단으로 분류하는 분위기가 한국에 있으나 사실 교회 역사 속에서 이단을 정죄하는 것은 매우 엄중하고 무거운 일이었으며 공의회 이외의 다른 경로로는 이단을 정죄하지 못했고 공의회가 이단을 정죄할 때도 매우 깊은 숙고를 했다. 이단이라는 의미의 ‘haeresis’ 원래 ‘선택’이라는 의미였으나 잘못된 선택이라는 의미가 강하게 부여되며, 이단이라는 의미를 고정적으로 사용했던 천주교 교회법의 공식 용어 의미에 ‘신앙의 핵심 진리를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상태’라고 했고, 해설에 ‘단순 무지나 실수가 아니라 고집스러운 거부’라고 기록했다. 그에 대한 설명으로 용어의 뜻 기준으로 봐도 ‘끝이 다르다’ 정도의 가벼운 의미는 아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120년 차 총회에서 ‘유신진화론을 믿으면 이단’이라고 정죄했다. 다른 교단들도 유신진화론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으나 이단 결의를 한 것은 아니다. 예장 합동 총회는 유신진화론을 반교리적 사상으로 정의한 바 있다. 예장 고신과 합신은 ‘개혁주의 신앙을 흔드는 이단적 풍조’라고 정의했다. 예장 통합은 ‘신앙 수호를 위해 학문적으로 경계’하도록 했다. 이 교단들이 유신진화론을 부정적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풍조’나 ‘사상’, ‘학문’ 정도로 보고 이단으로 정죄하지 않은 이유는 이단을 정하는 핵심 기준들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가져올 부정적 효과들이 유신진화론을 이단으로 정죄하는 것보다 크기 때문일 것이다.
개신교단 내에 유신진화론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교단과 학자들도 많다. 성경무오와 개혁주의 정통신학을 강하게 옹호한 B. B. Warfield, 스코틀랜드 장로교 목사이자 프린스턴 대학교 총장이었던 James McCosh,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교수로 있었던 Bruce K. Waltke, 개혁주의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대중 신학자이자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목사 Tim Keller, Calvin College의 종교학·성서학 교수인 Daniel C. Harlow, 역시 Calvin College의 그 유명한 조직 신학자 John R. Schneider, 역시 Calvin College의 교수인 James K. A. Smith, 역시 Calvin College의 교수인 Howard Van Till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유신진화론을 수용하는 입장에 있다. 이번 기독교 대한 성결교회의 유신진화론 이단 결의는 이런 보수 학자들과 그들의 책을 공부하고 동의하는 전 세계의 수많은 기독교인들을 ‘이단으로 정죄’한 것이다.
오만은 오류를 만든다. 교단 내의 정치적 입장이나 자존심으로 함부로 이단을 정죄하는 일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어느 교단이든 하나님을 죽이겠다고 하는 전광훈이나 제발 좀 이단으로 정죄해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