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 칼럼 (2025.6.1.)
‘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의 칼럼 시작의 변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개원 15주년을 기념하며,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꿈꾸는 신학자들의 모임’ 창립을 제안했다. 이는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사회와 교회가 극단적으로 양분”된 것과 “극우 기독교인들의 비지성적 폭력적 행보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 전체의 비판과 근심의 대상”이 된 것을 염려하며 책임적으로 응답하고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위함이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초청자는 “어느 때보다 한국 교계와 신학계 내에 복음과 상황, 역사와 현실에 민감히 반응하며,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보다 현실적 책임적 실천적 총체적 신앙 운동”이 요청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초청에 응한 30여 명의 신학자들은 분열과 갈등 속에 침몰하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직시하며, 초교파적인 연대와 협력을 위해서 마음과 뜻을 모으기로 작정하고, 대표와 총무를 선출했다. 대표로 선출된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와 총무로 선출된 이수연 박사(새맘교회)는 준비 모임을 거쳐서 포럼 위원장으로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를, 공공신학 위원장으로 김상덕 교수(한신대학교)를, 홍보출판 위원장으로 김혜령 교수(이화여자대학교)를 선임했다. 임원들이 구성되고, 첫 임원회의에서 분기별로 포럼을 개최하는 것과 칼럼을 1, 2주 간격으로 발표하는 것, 그리고 포럼 발제문과 각종 자료를 담아 연 1회 책을 출판하는 것을 결의했다.
그 후 회원들이 카톡방으로 초대되었고, ‘하나님 나라의 구현을 꿈꾸는 신학자들의 모임’으로 출발한 명칭을 다각적으로 논의한 후 ‘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의 이름으로 최종 확정했다. 드디어 ‘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은 정기포럼을 올해 9월 13일과 12월 6일에 개최할 것이고, 칼럼을 6월부터 2주 간격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칼럼의 반응이 좋고,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매주 하는 것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칼럼은 한국 개신교인들이 교회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를 바르게 인지하고, 어떻게 신앙적인 대안을 설정할지 관련해서 기독교 신앙에 근거한 담론을 전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독교 신앙은 믿음의 정체성과 행함의 관계성을 동전의 양면처럼 하고 있다. 믿음의 정체성 없는 행함의 관계성은 개인의 신념이나 사회적 이념이 될 것이고, 행함의 관계성 없는 믿음의 정체성은 무책임하고 게토화된 반쪽짜리 신앙이 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구원의 개인적인 차원과 공동체적인 차원을 동시에 지향한다. 소위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으로 지칭되는 기독교의 구원에서 사회 구원의 지평을 상실한 개인 구원은 이기적인 신앙이 될 것이고, 개인 구원의 지평을 상실한 사회 구원은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로 변질될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과의 내밀한 관계에서 출발하여 이웃에 대한 사랑의 삶으로 확장되어야 하는 신앙이고,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에서 세상과의 공적인 만남으로 표출되어야 하는 신앙이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은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그 관리를 위임하신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로서 그리고 성령의 가장 큰 은사인 사랑의 실천자로서 한국교회의 문제들과 씨름하고자 한다. 또한 주님께서 소금과 빛이 되라며 맡기신 세상의 문제들 역시 간과하지 않고 기독교의 시각에서 다루고자 한다. 우리는 교단의 좁은 신학과 교회의 이기적인 요구 앞에 스스로를 제한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향한 예언자로서의 열정을 발휘하고자 한다. 우리는 우파나 좌파의 진영논리를 떨쳐버리고,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에는 언제나 ‘예’로, 거스르는 것에는 언제나 ‘아니오’로 단호히 선포하고자 한다. ‘한국교회와 공공성 포럼’이 한국교회를 개혁하고, 한국 사회를 새롭게 하는 일에 소중하게 쓰임받기를 소망한다.